고도 쑤코타이 시에 있는 아름답고 정적인 쑤코타이 역사공원 중앙에 ‘깜팽므엉’이라는 도시가 있다. 남북으로 1,800m, 동서로 1,600m의 이 도시는 3겹의 성벽과 3개의 운하를 갖춘 고고학적으로 ‘뜨리분’이라는 도시형태를 하고 있으며 싼루엉, 나오, 깜팽학, 어의 4개의 문으로 되어 있다.

      이 도시의 한가운데 왕궁과 마하탓 사원이 있고, 연못과 운하를 포함한 60여 곳에 달하는 유적들은 불교와 브라만교가 공존했던 쑤코타이 시대의 불교예술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이곳이 태국의 첫 번째 왕국인 쑤코타이 왕국의 왕실전용사원이다. 1238년으로 추정되는 쑤코타이 왕국 건국 당시에 지었던 사원을 람캄행 대왕이 증축했다. 지금은 왕궁 터와 8m에 달하는 거대한 불상과 기둥만이 남아 있으나, 1978년 태국정부가 유네스코의 협조를 받아 복원 중 람캄행 대왕의 비문과 왕이 앉았던 좌대 ‘마낭카씰라받’이 발견되었다. 유적지에서 발견된 기와조각들로 그 당시 흙으로 빚어 구운 것에 칠을 입혀 사용했으며 지붕은 기와와 나무를 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상은 석회석으로 만들어졌고 안면이 둥근 것이 특징이다.
대탑은 고유한 쑤코타이식으로 기반이 4각형으로 3단을 쌓았고 맨 위는 4각뿔 모양으로 쭉 뻗은 맨 꼭대기는 연꽃봉오리 모양을 하고 있고, 그 외에 코끼리와 사자, 천신으로 장식된 200여기의 탑들이 있다.

쑤코타이 왕국의 특기할 만한 것은 왕실사원 외에도 네 곳에 마하탓 사원이 더 있다는 것인데, 수도를 중심으로 위수도시였던 북쪽의 씨쌋차나라이시, 동쪽의 피싸누록, 서쪽의 깜팽펫, 남쪽의 피찓에 각기 마하탓 사원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사원을 건설하였다.

이는 그 당시 정치형태와 관련되는 것으로, 10세기 경에 컴족이 크메르 왕국을 건설한 이후 13세기 들어 크메르 왕국이 약해지기 시작하자 크메르에 예속되어 있던 부족국가 형태의 쑤코타이 왕국이 독립을 하게 된다.
쑤코타이 왕국은 처음에 타이족 국가인 북쪽의 치앙마이 왕국과 남쪽의 아유타야 왕국과 같은 부족국가 형태였으나, 3대 람캄행 대왕 때에 영토확장과 더불어 대단한 부를 누리게 되면서 타이족을 대표하는 국가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람캄행 대왕은 영토확장과 더불어 위수도시를 건설하여 여러 겹으로 수도방위서늘 구축하였다.
따라서 왕이 중앙부를 직접 관할하고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은 친척이나 관료를 파견하여 지배하게 한 분권정치를 하였다. 브라만이 사용하던 방법을 도입, 수도는 중앙에 두고 수도의 동서남북 각각 위수도시를 두었던 정치형태에 따라 도시가 건설되었다. 수도와 위수도시와의 거리는 약 50km 가량 떨어져 있어 도보로 2일 안에 닿을 수 있도록 하였고 수도 방어에 1차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왕족이 군사적․경제적 힘을 모아 왕위찬탈의 근거지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치형태는 아유타야 왕국, 톤부리 왕국을 거쳐 랃따나꼬씬 왕국 초기까지 지속되었다.

쑤코타이 왕국은 불교를 신봉하였으며 소승 불교로 스리랑카에서 전파된 스리랑카 종파이다.
이 왕국의 1대 왕인 씨인트라팃 왕 때 나컨싸탐마랏으로부터 전래되어 온 것을 람캄행 왕이 남부 정벌시에 나컨싸탐마랏으로부터 이 종파의 승려를 모셔다 종정 스님으로 모시고 소승 불교의 전파를 권장하였다.
소승불교는 람캄행 대왕에 이어 리타이 왕 때가 가장 발전하게 되는데 리타이 왕은 불교에 심취하여 1361년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승려수업을 하였다. 이는 쑤코타이 시를 교육중심지로 만들게 하였으며 왕에 이어 왕족․관료․백성들이 다투어 승려 수업에 들어갔으며 승려수업을 해야만 진정한 백성으로서 행세할 수 있게까지 되었다.
이 때부터 지금까지 태국남자가 성년에 이르면 기간에 관계없이 ‘부얻’이라는 승려수업을 하는 풍속이 생기게 되었다.

왕은 승려수업 외에도 약 1345년 경 10권 1집으로 구성된 불교에 관한 뜨라이품프라루엉을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라루엉은 쑤코타이 왕조를 의미한다.
아직 성문화된 법률이 제대로 없었던 건국초기에 불교의 삼계설, 즉 인간의 출생과 삼계의 현상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백성으로 하여금 올바르게 행동할 것을 계도하기 위한 데 있다.

리타이 왕대에 브라만교의 영향으로 왕이 절대자로 군림하기 이전, 초기 쑤코타이 왕국의 왕과 국민의 관계는 아버지와 자식과 같았으므로 람캄행 왕은 싼루엉 문 앞에 종을 달아두어 국민의 호소를 들어주는 일종의 신문고 제도를 두었다.
또한 1283년에 타이 문자를 창제하게 되는데 초기 타이 문자가 비록 크메르 제국과 미얀마 왕국의 언어와 문자를 조정하여 만들기는 하였으나 이는 그의 업적 중 가장 뛰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사후 쑤코타이 왕국의 부와 위력이 급격히 축소되고 만다.

 

 

 

왓 쩨디루엉은 남방불교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던 북부 타이족을 규합하고 이 지역에 전해 오던 토착신, 귀신(Phii) 등의 정령신앙 및 대승불교의 수용 과정에 대한 여러 가지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왓 초띠까람’ 또는 ‘왓 라차꾸다칸’이라 불리우는 왓 쩨디루엉은 거대한 불탑이라는 뜻인데, 그 당시 란나타이는 물론 태국 내에서 가장 크고 높은 불탑이었다.

7세기경 지금의 메콩강 유역인 치앙쎈 지역에 요녹국은 9-10세기경 태국 북부지역인 현재의 치앙마이․치앙라이․매헝썬․람빵․람푼․난현 등지와 미얀마 및 라오스와 국경을 접한 지역에 여러 부족들로 이루어진 소왕국들을 병합한다.

12세기경 크메르의 세력이 약화되고, 타이족이 득세하면서 강해진 요녹국이 13세기 들어 소왕국의 하나였던 방양 왕국의 씨인트라팃왕이 1238년 북부태국에 쑤코타이 왕국을 건국할 때 의형제를 맺고 여러 면에 도움을 주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였다. 맹라이 왕(1259-1318)은 1259년 쑤코타이보다 북쪽에 위치한 곳에 또하나의 타이족 국가인 란나타이 왕국을 건설하고 람푼을 중심으로 서북태국 지역에 번영하였던 몬 족의 불교 왕국인 하리푼차이를 병합하고 루엉프라방, 미얀마의 버강(Pagan)까지 진출하였다.

맹라이 왕은 1296년 치앙마이에 수도를 정하였는데 이때를 란나타이 왕국의 시작으로 보면서 치앙마이 왕국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그 후 치앙마이 왕국은 쑤코타이 왕국이 아유타야 왕국에 흡수․통합되면서 세력이 약해져, 1556년 미얀마의 속국이 되었다가 아유타야 왕국의 속국으로 남아 있었으나 현 왕조의 라마 5세 때인 1938년 태국으로 병합되면서 란나타이 왕국은 막을 내린다.

맹라이 왕이 치앙마이에 수도를 정하고 길이 2km, 넓이 1,800m에 달하는 성벽을 쌓아 도시를 건설하였다. 1391년 맹라이 시대 7대 왕은 수도의 중심부에 왓 쩨디루엉을 건설하였는데, 왓 쩨디루엉은 붓타왓[법당]과 쌍카왓[승방]이 5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붓타왓은 왓 쩨디루엉의 중앙에 쩨디루엉, 본전과 루엉불, 와불, 싸오 인타낀, 꿈판[증장천의 시종인 아수라를 상징하는 도깨비]으로 이루어져 있고,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쌍카왓은 붓타왓을 중심으로 동남쪽에 쑥카민(사미승들의 거처), 서남쪽에 쏩황, 서북족에 허탐[삼장을 보관하는 건물], 동북쪽에 판따오(아팃타랏 부처님을 모신 불당으로 사미승들의 기도처:나무로만 지어진 이 건물은 치앙마이 내에서 그 당시의 건축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건물이다.)

불탑 쩨디루엉이 7대 쎈므엉 왕에 의해 처음으로 지어졌고, 1479년 맹라이 9대 왕에 의해 재건축되었다. 란나타이 불교건축술과 스리랑카의 신전과 미얀마 불탑의 형태를 고루 갖춰지은 4단의 기단부가 높이 80m, 각 면의 길이가 각각 56m인 이 불탑은 인종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복잡했던 그 당시 상황을 여실히 보여 준다. 또한 1479년부터 1481년에 이르기까지 80년간, 방콕의 에메랄드 불상이 동쪽으로 난 아치형 문 안에 79년간, 본전에 1년간 모셔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맹라이 시대 15대 왕 때인 1545년 폭우와 낙뢰로 상단부가 무너져 내려 400여년간 방치되어 오던 것을 1990년 2년간에 걸쳐 보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역적으로 오늘날의 태국, 미얀마, 라오스를 포함하며 종족적으로도 타이 족을 비롯하여 몬 족, 라와 족 등이 복잡하게 섞여 있었고, 타이 족 국가들은 본래부터 조상신, 정령들을 숭배해 왔으므로 이를 수용하기 위해 싸오 인타낀, 꿈판과 마하깓짜이나불을 두었다. 싸오인타낀(인트라신 기둥)은 석회석 위에 색유리를 붙인 육각형의 기단부 위에 사면상의 인트라신을 모신 높이 135.5m, 둘레가 5.67m의 기둥이다. 이는 이 지역의 토착신앙을 한데 묶어 천상에서 가장 높으며 모든 것을 보고 듣는 능력이 있어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는 전지전능한 신으로 숭배되고, 마을 수호신의 역할도 하고 있어, 토착신이나 불교의 재래신앙에 대한 수용력에 의하여 먼저 호법신중이 되었던 우리네의 산신과 솟대의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인타낀 숭배 행사에 반드시 병행되는 마하깓짜이나불에 대한 숭배는 짜이나라는 이름이나 불상의 생김새에서 이 지역에 있었던 대승불교의 흔적이 아닌가 한다. 불상의 불룩 튀어나온 배는 지혜를 상징하고, 사람들은 불상을 섬김으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란나타이 왕국은 타이유언이라는 고유문자를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아직도 태국북부 일부 지역에서 승려들이 이 문자를 사용하여 설법하고 있어 이 지역의 사원들은 미얀마 사원과 타이 사원으로 구분된다.

란나타이 왕국이 이처럼 강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체세력이 되지 못했던 이유는 쑤코타이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적, 종족적으로 복잡했던 내부 요인이 쑤코타이를 태국 첫 번째 왕국으로 등장하게 하였다.

 

 

 

  
 

오늘날까지 거의 모든 면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아유타야 시대의 흥과 흥했던 만큼 처절하게 파괴되어진 망을 보면서 불법의 인과를 떠올리게 된다.

아유타야 왕국의 시조인 우텅왕인 라마티버디 1세가 아유타야에 도읍을 정한 것이 1350년이었다.

그 후 1767년까지 417년간 우텅 왕조, 쑤판나품 왕조, 쑤코타이 왕조, 쁘라싿텅 왕조, 그리고 반플루루엉 왕조의 5개 왕조에 33명의 왕들에 의해 통치되어졌다. 전제왕정체제의 아유타야 왕국은 브라마니즘과 불교가 적절히 융합되어진 형태였다.

이때의 왕궁은 브라마니즘의 신전과 같이 당시 문명의 중심지이며 군력의 중심이었다 한다.

따라서 불탑과 불상도 1대에서 7대까지는 크메르식을 본딴 우텅식 불상으로 타오르는 불꽃과 같이 긴 형식이며 머리털도 세밀히 묘사되었고 탑도 탑의 윗모양이 다각형이었다.

왓프라씨싼펫은 8대 버롬뜨라이 록까낫왕(1448-1488)이 즉위하던 해인 1448년에 왕실 전용사원으로 건설되었다.

지금은 불타서 없어졌으나 방콕에 있는 왕궁과 왕실 전용사원인 에메랄드 사원을 건설하면서 아유타야 시대의 부흥을 재현하기 위해 이 왕궁과 왕실을 본따서 지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위용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문학과 법률에 조예가 깊고 정치, 전술에 뛰어난 왕으로 아유타야의 행정 및 정치제도를 전제주의 국가형태로 바꾸었으며 이 때 이루어진 모든 제도가 현재의 랃따나꼬씬 왕조 초기까지 계승되었다.
뿐만 아니라 8대 왕은 우텅식 불상을 아유타야식과 혼합하여 아유타야식 예술로 승화시켰으며, 이 시기의 불상은 쑤코타이 시대의 불상과 달리 생동감이 적고 대신 장식이 많았다.
이는 아유타야가 멸망할 때 더욱 극심한 파괴를 조장하는 결과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492년 불교에 심취하여 많은 사원과 불상을 건설한 10대 라마티버디 2세 왕에 의해 버롬뜨라이 록까낫 왕과 버롬라차티랏 3세 왕의 유골을 봉안하기 위한 거대한 불사리탑이 건설되었고, 그 후 버롬라차티랏 4세 왕이 라마티버디 왕을 위한 불사리탑을 건설하여 3개의 스리랑카식 불사리탑이 현재까지 남아있다.
1499년 라마티버디 2세는 높이 16m와 171kg에 달하는 거대한 부처 입상을 동으로 조성하여 금을 입히고 ‘씨싼펫불’이라 이름지었다.

이 불상과 왕궁, 사원 등은 1767년 미얀마군에 의해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는데, 아유타야와 미얀마는 24번의 끊임없는 전쟁을 하였고 끝내 미얀마에 의해 멸망하기에 이른다. 실제로 아유타야 왕국과 미얀마 왕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지는 않으나 서쪽의 먼족이 거주하는 도시국가와 북쪽에 있던 타이야이족과 란나타이 왕국들이 미얀마국과 태국 두 나라간의 화근이 되어 전쟁까지 몰고 가게 되었다.

대부분이 미얀마국의 영토확장 정책에 따라 전술에 능한 미얀마 왕의 선공에 의해 전쟁을 하게 되었다. 1542년 13대 왕 때 전쟁을 시작으로 15대 마하짝끄라팟 왕대에는 미얀마와 3번의 전쟁이 있었다.

왕이 즉위하고 6개월, 미얀마가 침공해 왔다. 짝끄라팟 왕과 미얀마군의 선봉 부렝넝 왕이 코끼리를 타고 교전 중 위험에 처하게 된다. 장군복으로 남장을 하고 전쟁에 참전해 있던 쑤리요타이 왕비가 이를 보고 남편을 구하기 위해 코끼리를 몰아가다 부렝넝 왕의 칼에 맞아 코끼리 등 위에서 장렬히 전사한다.

두 아들에 의해 시신은 아유타야로 돌아오고 왕비 덕분에 목숨을 건진 왕은 아름다운 불탑을 건설하여 유골을 안치하고 왕비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

쑤리요타이 왕비는 태국의 4대 여걸의 1인으로 추대되고 있다.

두 번째 전쟁은 백상전쟁으로 당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한 국가나 왕이 소유하고 있는 백상의 수효에 따라 국가나 왕의 권력 및 권세를 가름한다고 믿고 있었다.

또한 속국에 백상이 있으면 흉조로 여겨 종주국에 헌납하는 풍속이 있었다.

당시 마하짝끄라팟 왕대에 일곱 마리의 백상이 있어 ‘백상임금님’이라 칭하고 길조로 여기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안 부렝넝 왕이 백상 두 마리를 헌납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는 수락하지 않으면 공격의 구실이 되고, 수락하면 아유타야 왕국이 스스로 미얀마국에 예속됨을 의미한다. 이 문제로 당시 아유타야 왕국은 크게 두 파로 나뉘어 의견대립을 하였으나 전쟁준비를 마친 주전파의 의견대로 전쟁을 하였다.

전쟁에 패하여 네 마리의 백상과 주전파와 왕자를 볼모로 보내고 미얀마와 강화를 맺게 된다.
그 후 또 한차례의 전쟁으로 15년간 미얀마의 속국이 되는데 이는 태국인들이 자주독립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건드리는 역사의 아픈 상처로 남는다.

 

 

 

 

그러나 아유타야 왕국의 왕권에 대한 지나친 욕망은 왕권에 대한 지나친 욕망은 불법적인 방법에 의한 왕위찬탈을 야기시켰고, 이러한 왕들은 자신의 왕위 계승을 정당화시키기 위하여 왕권을 더욱 신성화시키고 반대파를 숙청하였다.

33명의 역대 왕들 중 13명이나 왕위찬탈에 의한 왕위 계승이었는데 이들의 연령이 너무 어렸고 연소한 계승자들은 모두 재위 기간이 짧았으며 결국 처형당하였다.
그 예로 1388년 제 4대 텅짠왕이 15세에 즉위하여 7일만에 처형당한 것을 시작으로 제 12대 랏싸다티랏왕은 1533년 불과 나이 4세에 즉위하였다가 이듬해에, 13대왕은 9세에 즉위하였다가 28일만에, 14대왕은 11세에 즉위 2년만에, 25대왕은 4일만에 처형당한 기록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사회 요인으로 아유타야 사회는 왕을 정점으로 계층으로 구분되는 신분 사회였으므로, 신분을 크게 왕을 중심으로 왕족, 프라이로 불리는 평민과 노예로 구분지었다.
‘반다싹’이라는 관등급을 만들어 관료들에게 작위를 주었고, 등급에 따라 토지를 할당하는 ‘싹디나’ 제도를 만들어 지배계급은 물론 백성과 노예를 포함한 전구성원의 의무와 책임의 한계, 특권, 영향력 및 사회적 직위 등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왕으로부터 400라이(1라이=1,600m2) 이상의 봉토를 받은 자는 프라이를 거느릴 수 있었다. 이는 교통이 원활하지 못하여 왕이 왕족이나 관료를 파견하여 지배하게 한 제도로 사회 내에 귀족 토호제도를 발생시켰고, 이러한 권한은 당대에 한하였기 때문에 왕이 어리거나 약할 때에는 세력이 강한 왕족이나 토호들이 왕위에 오르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나 한편 1511년 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포르투칼인이 교역을 위하여 아유타야에 들어온 것을 기화로 1630년에 무역을 전담하는 왕립금고를 설립하고 중국인을 관료로 등용하여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덴마크, 그리고 프랑스, 일본과 교역하였다.

아유타야 왕국은 막강한 부를 축적하였으며 17세기에 아유타야는 동서양을 잇는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무역 중심지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부는 아유타야 시대의 문화를 번창시켰으며, 많은 불상과 사원을 건설하였음을 포사원과 새벽사원이 이미 이시대에 지어졌던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또한 버롬뜨라이녹까낟왕은 친히 출가 승계를 수지하여 8개월간 승가생활을 하였으며 많은 사원과 불탑을 건설하는 등 불교를 크게 진흥시켰다.
뿐만 아니라 1482년 불문으로부터 환속 후 당시의 학자들로 하여금 ‘마하찻캄루엉’이라는 산문본의 경전을 집필하도록 하였는데, 그것은 석가모니가 성도정각을 얻어 불타가 되기 전에 전생에 수많은 생을 윤회하는 동안 왕, 대신, 서민, 도적 또는 원숭이, 코끼리, 공작, 물고기 등의 동물로서의 생을 거치는 과정의 행업을 서술한 태국어판 본생경이다. 21대왕인 프라짜오쏭탐왕이 1672년에 직접 지은 ‘깝마하찻’이라는 경전이 있는데 그 내용은 ‘마하찻캄루엉’과 비슷하다.

이 두 경전은 백성들을 교화하고 선행공덕을 쌓도록 유도하였으며, 불교의 윤회사상과 업사상을 갖도록 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다. 이 경전들은 오늘날 태국의 고전설화문학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아유타야 시대의 사원의 역할은 교육, 문화사회, 예술의 중심지였으며 특히 교육은 고대로부터 승려가 전담하여 태국어의 읽기, 쓰기, 셈하기와 더불어 불교교리도 가르쳤다. 사원에서의 교육은 남자에 한정되었는데 보통 14-15세가 되면 승려수업도 받고 공부도 배우고, 공부 외에 점성술, 약 짓는 법, 장인으로서 기술도 익혀 생업과 연관짓도록 하였다.
또한 사원은 그 마을 사람들이 모여 회합하는 장소였으므로 사원 내의 승려는 농촌의 백성과 국가 또는 왕을 잇는 중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1360년 소승불교를 국교로 정한 이래 역대 왕들은 물론 제10대 라마티버디 2세는 종교에 심취하여 사원과 불상을 많이 건설하였다.

 

그러나 잦은 왕위 찬탈은 국가의 정치적 안정을 깨뜨렸고 국방력을 약화시켰으며, 경제도 쇠퇴하게 만들어 국가의 멸망을 자초하게 되었다.

나라이왕 이후 미얀마의 공격이 없었으므로 전쟁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던 아유타야는 1759년 무역 관계로 마릳항에서 미얀마와의 갈등을 빚었고, 그 후 아유타야의 협상을 무시한 채 계속된 미얀마의 공격으로 1767년 미얀마에 함락당하였다.

아유타야의 초토화는 이때부터인데, 미얀마군이 도성에 들어온 지 불과 15일만에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재물을 탈취하기 위해 잔인하게 약탈하여 다시 재건할 수 없는 폐허로 만들었다.

아유타야의 기록물들은 이때에 거의 다 소실되었고, 랃따나꼬씬 초기에 다시 기록하였으므로 기록물에 따라 연대나 수치가 약간씩 다른 점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