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의 발견
‘앙코르’라는 지명을 세계에 널리 알린 장본인은 앙리무오이다.
물론 무오 이전에도 앙코르를 방문하거나 소개한 사람들이 있다.
신부 비유브오와 선교사들 포르투칼의 여행객들도 앙코르를 방문했다.
또한 훨씬 이전인 13세기에도 중국 기록자들이 관련 자료를 남겨 놓았다.
그 중 1296년 중국 사절로서 앙코르에 머문 주달관의 기록은 후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무오의 기행기가 책으로 엮어져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앙코르는 중앙무대로 나오게 되었고,
그런 의미에서 무오를 앙코르의 ‘발견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앙미무오는 1826년 동부 프랑스 몽벨리아르에서 재무성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18세기에 러시아 사관학교에서 강사로 일하던 무오는 러시아 전역을 여행하다가 크림 전쟁이 번지자 귀국했다.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2년에 걸친 유럽 여행을 하면서 은판 사진법을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
사실 무오는 원래 동식물학자였다.
그의 이름도 ‘무오티아 글로리오사’라는 멋진 풍뎅이의 이름에서 따왔다.
여러 방면에 걸쳐 폭넓은 관심과 열정적인 탐구심을 갖고 있던 그는 한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우연이지만 비유브오의 여행길을 따라 앙코르에 도착한 것이다.

10년 전 앙코르톰의 부처 얼굴이 새겨진 탑에 놀란 젊은 신부 비유브오의 예언대로 앙리 무오는 크메르(고대 캄보디아) 문명의 수수께끼인 앙코르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게 된 것이다.
무오는 앙코르의 유적을 발견한 수개월 뒤 충실한 고용인인 바오와 라오스의 정글을 탐험하다가 그곳에서 열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의 무덤은 현재 라오스 루앙프랑방에 있다.


앙코르의 수수께끼

앙코르에는 건물이 1,000개도 넘게 남아있다.
주의 12킬로미터나 되는 수로와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성 앙코르톰-이 도성안에는 100만 이상의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의 동쪽과 서쪽에는 논과 밭에 물을 대기 위한 거대한 저수지가 두 개나 있다.

서쪽 저수지는 세로가 2,300미터, 가로가 8,000미터이다.
동쪽에 있는, 지금은 흙과 모래에 묻혀 버린 저수지는 제방의 길이로 재어 볼때 세로가 1,900미터, 가로가 7,000미터의 길쭉한 네모꼴이며 다 같이 바닥은 평탄하게 돌을 깔아 놓은 것이다.
이것은 인공 저수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것이다. 톰(궁전)에서 남쪽으로 약 1킬로미터 지점에는 크메르 문화의 최고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대사원 앙코르와트가 엄숙하게 솟아 있다.

이 대사원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약 세 배가 되며 아마도 바벨의 탑(성서에 나오는 탑으로,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으나 신의 노여움을 사서 파괴되었다고 한다)이 세워진 이 후 인류가 생각해 낸 가장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대사원 주변에는 갖가지 건축물의 유적이 흩어져 있다.
또한 그곳에서 상당히 떨어진 정글 속에도 크메르의 오래 된 왕궁이나 사원이 몇 개 남아있다.
아마도 앙코르의 도시는 기원전 1500년경 네브카도네사르 왕이 다스리던 바빌론처럼 그 옛날 아시아에서 가장 번영을 누린, 가장 풍요한 민족의 도성이었을 것이다.
더욱이 그 민족은 고고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3천만 명을 넘는 인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15세기 경 이 도성이 발견됐을 때는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그들을 추측할 수 있는 어떤 자료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들은 돌에 새겨진 불상과 그림, 비문 이외에는 책ㆍ생활도구, 사람의 뼈나 일반 서민의 기록 등을 일체 남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 대도시의 건물들은 발견되기 전까지 큰 나무들이 우거진 정글 속에 감추어져 있었다.
]그래서 앙코르의 비밀을 캐낸다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 것이다.
그런데 앙코르 사람들, 크메르인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민족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조각이나 왕의 비문, 오래 된 역사로 미루어 볼때 이 천재 민족은 힌두족(인도의 한 부족)과 형제였거나, 아니면 힌두족을 선생으로 삼고 배워 온 민족인 듯하다.
그리하여 14세기 말경까지 번영을 누렸다고 믿어지는 여러 가지 자료가 있다.
일본이나 중국의 여행자가 찾아왔다가 기록으로 남긴 것이 있으며,
1296년경에는 주달관이라는 중국인이 원나라 성종 황제의 사절단과 함께 앙코르에 왔다가 뒷날 ≪크메르 풍토기≫
라는 책을 남겼다.
이 책의 중국 이름은 ≪진랍일기 (眞蠟日記)≫이다.

그러나 이처럼 이웃 나라와의 왕래가 있었는데도 앙코르의 문화는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다가 앙코르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이 땅에서 사라졌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현재의 캄보디아인은 앙코르를 세웠던 크메르인의 자손이 아닐까?.........


1850~1860년대의 세계 고고학계는 고대 문명의 ‘발견’에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었다.
마치 유행처럼 숨겨진 문명을 찾아 내는 데 온 힘을 쏟던 시대였던 것이다.

고고학자들은 현재의 베트남 하노이에 프랑스 동양학원을 만들어 앙코르의 유적 발굴과 보존, 연구에 힘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 당시 앙코르 지방은 샴(현재의 태국)의 영토였다. 프랑스가 관리하다가 캄보디아 영토로 돌아간 것은 1907년이다.

앙코르를 되살려 내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앙코르와트의 장엄한 회랑(본 건물의 좌우에 있는 긴 집채)으로부터 가시덩굴과 담쟁이덩굴을 없애는 일이었다.
앙코르톰의 성벽이나 중앙 사원에 새겨졌던 문자는 그대로 옮겨져 해독되고 오랜 동안 복원과 연구가 계속되어 지난날의 크메르 역사가 한 마디씩 이어져 갔다.

그러나 조사를 계속하면 할수록 훌륭한 문화를 가졌던 크메르족의 행방은 여전히 수수께기로 남아있다.

현재의 캄보디아인은 앙코르를 세웠던 크메르인의 자손일까?.........
그들은 일시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