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바스티(Sravasti)/기원정사

遊行을 하며 전도하던 부처님은 교단의 규모가 커지고 재가신자들이 토지와 건물을 기증함에 따라 정주(定住)포교형으로 바뀌게 된다. 최초의 정사는 라지기르에 있는 죽림정사이다.

특히 비가 오는 3개월 동안은 교통의 불편과 질병과 해충의 피해가 있어 바라문교나 자이나교도 우안거를 지냈으며 때론 바이샬리 등 몇 곳에서는 자이나교 등과 동일한 곳에서 우안거를 지내기도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안거(安居)의 관습이 정착되자 왕이나 장자 등이 기증한 장소나 건물을 아라마(원림/園林)이나 비하라(정사/精舍)로 불렀다.

아라마는 원래 휴식처나 과일이 있는 동산을 뜻하는 말로 불교승려들이 머무는 아라마를 상가라마(승가람)이라 불렀으며 대규모 상가라마를 승원(僧院)라고 하였다.

부처님께 기증된 아라마 중 가장 중요한 곳이 쉬라바스티의 기원정사이다.

쉬라바스티는 발람뿌르 역에서 약 18km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고대 북인도의 16국 중 강력한 군주국 인 코사라국의 수도로 남북인도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 상업도시로 발달하였으며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전설적인 왕 쉬라바스타에서 지명이 유래되었다 한다.

부처님께서 이곳을 찾은 시기는 성도 4년 후로 추정된다.당시 라지기르의 왕사성은 마가다국의 빕비사리왕의 후원으로 불교가 널리 확장되었으나, 코살라국의 사위성은 자이나교가 성행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라지기르의 죽림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아들의 혼사문제로 이곳을 방문한 수닷타(須達多)장자는 처남의 집에서 뜻밖에 부처님을 뵙게되었다 . 수닷타는 四聖제의 설법을 듣고 재가신자가 되어 쉬라바스티를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머무실 장소를 사리프트라(사리불)와 함께 물색하던 수닷타 장자는 프라세나짓왕의 제타(Jata)태자의 풍요한 원림(제타바나)를 원했으나 기타태자는 여러 차례 거절하며 ‘ 만일 이 동산을 살려거든 금으로 동산을 펴서 덮어라’고 하였다.

수닷타장자가 집안의 모든 금을 모아 동산을 깔기 시작하자 기타태자가 이에 감복하여 미쳐 깔지 못한 나머지 동산을 기증하여 큰 정사가 건립되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두사람이 마음을 합하여 훌륭한 일을 해냈는데 수닷타 장자가 원지를 산 것이고 태지가 나무를 보시 하였으니 이 곳을 제타림급고독원 이라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한역으로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인데 이를 줄여 기원정사(祇園精舍)라 한다.

당시 코살라국의 프라세나짓 왕은 브라마교의 신자로, 어느 날 이상한 꿈의 해몽을 한 학자에게 부탁하였더니 왕에게 위험이 오고 있으니 태자와 후비, 대신들의 목을 베어 신에게 바쳐야 한다고 하였다. 고민하던 왕은 왕비에게 상의하였다. 왕비 말리카는 불교 신자였다.

왕은 말리카의 요청으로 부처님과 아난다를 왕궁으로 초청하여 설법을 듣고 불교에 귀의하여 재난을 벗어나게 되었다. 이로서 코살라국에 불교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하였다.

부처님께서 성도 후 44년의 설법동안 이곳 기원정사에서 24 우안거 머물면서 많은 설법을 하셨으며, 금강경을 비롯한 현재 전하고 있는 수많은 경전 중 2/3정도가 이곳에서 설하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이 곳 기원정사에 계실 때 홀연 도리천에 올라가 돌아가신 어머니 마야데비와 그 곳 천인들에게 화엄경을 설하여 교화한 뒤 석 달 후에 상카시아로 하강하셨다.

또한 오랫동안 머물렀던 관계로 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망고나무 씨를 심어 순식간에 피어오르게 하고 천 분의 부처를 동시에 나타나게 하는 등의 신통력을 보여 많은 이교도를 굴복시켰으며, 살인마 앙룰리마라(지만 指)를 교화시켜 귀의케 하고, 아난다를 마탕기라는 처녀의 유혹에서 구해준 일화 등이 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처님 모함한 친쟈라는 여인이 거짓 임신으로 부처님을 방해하다 들통나 무간지옥으로 떨어졌으며 데바닷다가 지옥으로 빠진 곳 등 많은 일화가 있다.

사혜트 마혜트의 유적과 간략사

기원정사의 유적은 1863년 영국의 고고학자 컨닝험에 의하여 발굴 확인되었다.

지금의 사헤트가 그 곳인데 마헤트의 서남쪽 약 1km 지점에 남북 약 350m 동서 약 230m 에 이르는 유적이다.

그 후 1907~1911년 사이에 다른 고고학자들에 의하여 추가 발굴되었다.

부처님께서 입멸 후 B.C. 250년경 이곳을 방문한 아쇼카왕은 두 개의 석주 및 스투파와 승원을 건립하였다. AD 1~2세기경 쿠산왕조 기간에도 몇 개의 스투파와 승원이 건립되었으며 이 후 수 세기 동안 번창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AD 404년 이곳을 방문한 법현은 “기원정사는 7층이었고, 여러 나라 왕고 백성이 다투어 공양을 하였는데 쥐가 등불을 건드려 다 타버렸다. 그 후 2층의 정사를 다시 세웠다 ”고 들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법현이 이곳을 찾았을 때는 기원정사를 둘러싸고 있는 가람이 98개인데 모두 승려가 살고 있으며 다만 한 곳만 비어 있더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 후 A.D. 637년경 현장이 이곳을 방문한 기록은 “.....옛날에는 가람이었으나 이젠 황폐해졌다. 동문좌우에는 각기 70여 척의 돌기둥 세워져 있는데 그 끝에 각기 법륜과 소의 모습을 새겨 놓았다. ....건물은 붕괴되고 그 자국만 남아있을 뿐이다...”고 황폐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1세기 늦게 723년경 이곳을 방문한 혜초 스님의 기록은 중천축국 안에 4개의 탑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기원정사에 있고 절도 있고 스님도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과거 기록 속의 석주나 가람은 없고 단지 몇 개의 터만 남아있다.

< 간다쿠티(Gandhkuti 香殿) >

기원정사에 최초로 건립된 승원터로 부처님께서 불법을 설하시던 장소이다.

부처님께서 어머니 마야데비를 교화하기 위해 33천에 올라가 계실 때 프라세나짓 왕이 전단향으로 불상을 조각하여 모셔 놓았다. 현장에 의하면“ ...다만 한 벽돌집만 견고하게 홀로 남아 있다. 그안에 불상이 있는데 옛날 여래가 33천에 올라 어머니를 위하여 설법하고 돌아올 때 출애 왕이 전단향으로 불상을 조각했다는 말을 듣고 승군왕도 이상을 조각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산치와 1세기 아마라바티의 부조에 의하면 기원정사의 모습은, 지붕은 풀로 덮은 오두막집 형태로 10여단의 사다리 위에 평상식으로 지은 형태로 조각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최초에는 소박한 초가였으며, 그 후 7층의 목재 건물로 증축되었다 화재로 소실 되고, 현재의 벽돌 구조는 이후 건축된 것으로 보인다.

< 코삼바쿠티(Kosambakuti사원3) >

이곳은 수닷타장자가 기원정사에 건립한 최초의 승원터로 부처님께서 개인적으로 기거하신 곳으로 추정된다.

간다쿠티에 계시던 부처님께서 전단향 불상이 조성되자 이 곳으로 옮기신 것으로 추정된다.

코삼바쿠티 유적의 남쪽과 북쪽에는 후세에 건축된 대가람의 건축이 몇 개 있는데 20여개의 승방이 배치되어 있다. 코삼바쿠티의 남동쪽에 산재한 스투파에서 작은 뼈조각과 돌구슬,진주구슬이 담긴 용기가 발견되었는데 표면에 새겨진 쿠샨시대의 각문에는 “존자 붓다데바(Buddhadeva)의 것”이다고 적혀 있다.

< 아난다 보리수, 우물, 스투파 >

기원정사 입구 쪽에 아름드리 보리수가 있다.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많은 승려들과 불자들이 항상 이곳에 머무시길 원했으나 우안거 3개월 동안만 이곳에 머물었기에, 아난존자가 부처님의 허락을 얻어 보드가야의 어린 묘목을 옮겨와 심었다고 전해진다.

유적지 중간에 있는 우물은 부처님 당시부터 사용하던 우물이며 옆에 부처님 사리탑이 세워졌다고 한다. 주위에 건립연대 등이 불 분명한 여러 스투파 터가 있다.

그 옛날 현장스님이나 혜초스님께서 보았다는 유적일 것이다.

그 외에도 프라세나짓왕이 비구니를 위해 건립한 왕원정사(라자카 아라마)와 동원녹자모강당

< 사위성의 유적 >

마혜트지역은 옛 코살라국의 수도 사위성 터 이다.

현재 수닷타 장자의 집터와 앙굴리마라의 집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남아있다.

오랫동안 이곳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장의 기록에 의해 유적의 존재가 알려졌으며 현재의 유적은 8백년 경에 이슬람이 쳐들어와 옛집을 허물고 새로 지은 것이라 한다.

수닷타 장자의 집터는 2층 구조로 되어있으며 유적 2층에 올라서면 1층이 내려다 보인다.

둥그르레 남아있는 앙굴리말(지만)의 집터는 수닷타 장자의 집터 50 여m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앙굴리는 손가락이란 뜻이고 말은 목걸이를 뜻한다 . 원래 이름이 남을 해치지 않는다 ‘아힝사카’라는 이름의 바라문 이였으나 스승의 부인의 간계에 의해 사교에 빠져 살인을 하게되었다.

< 주위의 유적들 (데바닷타와 코칼리카, 친자의 지옥터) >

현장에 의하면 여러 유적들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간단하게 옮겨 적어 본다.

“가람 동쪽 1백여 보 되는 곳에 깊은 갱이 있다.

데바닷타가 독약으로 부처님을 해치려 하다 맨몸으로 지옥으로 떨어진 곳이다.

....맹독의 독을 손톱 밑에 숨기고 ...멀리서부터 이곳까지 오자 땅이 갈라져 버렸다. 그래서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여기 설법하고 있는 사람은 나와 사통했소, 뱃속의 아기는 석종이요..... 제석천이 몸을 흰쥐로 바꾸어 나무주발 실을 갉아 잘라버렸다.... 그 순간 여자는 산 채로 무간지옥으로 떨어져 갖은 고통을 받았다... 이 세 개의 갱은 밑빠진 굴로서 여름 가을의 장마로 도랑이나 연못이 넘칠 때라도 이 갱 만은 한번도 물이 괸 일이 없다.“

부처님의 4촌 동생 데바닷타는 나무 밑이나 초야에서 고행수도를 하는 등 부처님이 전생의 스승으로 여길 만큼 엄격한 수행을 한 일종의 비주류 파의 수장으로, 법현이나 현장의 기록에도 인도 여러 지방에 그의 교단이 있음을 보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래가 여러 외도와 토론하여 굴복시킨 곳(영복정사), 사리프트라가 육사외도를 신통력으로 굴복시킨 곳, 500 도독이 승군왕에게 붙잡혀 눈을 잃고 비탄할 때 도독 떼를 교화시킨 득안림, 석가족을 도륙한 비루다카 왕에게 붙잡힌 500명의 석가족 여인들이 손발목을 잘리고 고통받을 때, 부처님께서 이들을 천도하고 바루다카왕이 불타죽은 일화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여러 기록에 의하면 당시 인도는 영토전쟁 일고 있었으며, 코살라국 수도 사위성은 많은 종교와 사상가들이 모인 곳임을 알 수 있다. 후 발 종교인 불교가 이곳에 정착할 때 비방과 저항이 치열하여 외도와의 대결 일화가 많았으며, 부처님께서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신 것으로 보아 초기 불교의 확장기의 한 고비를 넘기는 힘든 과정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