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다 Nalanda 불교학문의 중심지 1. 일반적 개설 파트나(Patna)의 남동쪽 90km, 라즈기르의 북쪽 11km에 위치하며 바르가온(Bargaon)이라 불리우는 마을과 인접해 있는 나란다(Nalanda)는 A.D. 5세기 경에 세워진 최초ㆍ최대의 불교대학이 건립되었던 장소로서, 경전에 의할 것 같으면 부처님 역시 여러곳을 여행하시는 가운데 이곳 나란다의 파바리카(Pavarika) 망고나무 동산에 머무시기도 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곳 나란다는 부처님 제자 사리푸트라(舍利弗)와 목갈랴야나의 출생지이자 열반지로서, 산스크리트 경전 및 팔리어 경전, 티벳 경전 등에는 각각 Nala, Nalaka, Nalakagrama라는 명칭으로서 이곳 나란다가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이곳 지명(地名)의 유래에 관해 전하고 있는 현장(玄獎)의 설명에 의할 것 같으면, 옛날 이곳 한 호수에 나란다라 불리우는 용이 살고 있어 그 용의 이름을 따서 이곳을 나란다라 불렀다고 하며, 그 옛날 부처님께서 보살행을 닦을 당시 이곳 왕이 되어 보시(布施)함을 기쁘게 여기고 있었는데, 당시 왕의 덕을 찬양하여 이곳을 ‘시무염(施無厭)’이라 불렀기에 그 이름을 따서 나란다라 불리우게 된것이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2. 나란다 간략사(簡略史) 불교학자 따라나타(Taranatha)에 의할 것 같으면, B.C 250년 경 아쇼카 왕은 이곳을 찾아 사라푸트라(舍利弗)의 부도(浮屠)에 경의를 표한 후 그곳에 사원을 건립하였던 한편, A.D2세기 경 나가르쥬나(Nagarjuna)는 7살에 이곳 나란다를 찾아 그의 학업을 시작하여 이후 이곳의 고승이 되었다고도 전한다. 그리고 나가르쥬나와 동시대의 인물인 수비쉬누(Suvishnu)는 대승 및 소승불교의 쇠퇴를 방지키 위해 이곳 나란다에 108개의 사원을 건립하였고, 그 이후 A.D. 4세기 초엽의 중관(中觀) 학자 아리야데바(Aryadeva)와 더불어 A.D. 5세기 경의 유식학(唯識學)의 완성자 아상가(Asanga) 및 비수반두(Vasubandhu) 등도 이곳에 머물며 그들의 학문체계를 완성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장(玄獎)의 기록에 의하면, 굽타 왕조대에 이르러(현장은 ‘부처님 열반 후 얼마되지 않아’라고 잘못기록하고 있다.) 사크라디타(Sakradity)왕 및 그의 아들 붓다굽타(Buddhagupta) 역시 이곳 나란다에 각각의 가람을 세웠으며, 그로부터 몇 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왕들은 이곳 나란다에 저마다 하나씩의 가람을 세워 이곳은 A.D. 5~6세기 굽타 왕조대에 있어 이미 대가람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르샤(Harsha) 왕조 (A.D. 606~648)대에 이르러 이곳 나란다는 실질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당시 이곳을 통치하고 있던 하르샤 왕조의 왕 하르샤바르다나(Harsavardhana)는 이곳에 청동으로 된 정사를 건립하기도 하였던 한편 (A.D.637년 현장이 이곳을 방문했을때 이 정사는 건축중이었다.), 현장의 생애를 저술한 혜립(慧立)에 의하면 하르샤 왕은 “약 100개 마을의 세금을 나란다 승원에 공양물로 보냈으며, 쌀과 버터, 우유의 필요분은 이 마을 200세대로 하여금 충당케 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이곳(나란다 대학의) 학생(스님)들은 비구6물을 소지치 않아도 된 채 그들의 학문에 열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나란다 승원(대학)에 대한 이와같은 후원을 아끼지 않은 하르샤 왕은 자신 스스로를 ‘나란다 승원 스님들의 종’이라 부르며 수도 카나우즈(Kanauj)에서 1m000여 명의 스님들을 모시고 왕족들의 모임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스님들을 왕족으로 모셨다는 자체는 그 당시 이곳 나란다 승원(대학)의 외적 번영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이 후 팔라(Pala)왕조대에 이르러서도 그 초기에 이곳 나란다는 그 옛날의 번영을 그대로 유지해 왔던 것 같다. 그러나 당시 대승불교를 육성코자 했던 팔라 왕조의 왕들은 이곳 나란다 이외의 지방에 수많은 대사원을 건립하기도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이곳 나란다에 집약되었던 불교의 총체적 응집력은 이후 타지방으로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영향 속에 이후 나란다는 다르마팔라(Dharmapala) 왕에 의해 바갈뿌르(Bhagalpur)지역에 건립된 비크라마시라(Vikramasila)승원에 예속되어 그 독자성을 상실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이곳 나란다의 영광은 점차 그 빛을 잃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여명(餘明)의 타오름이었는지 모른다. 사실 그 당시까지 인도 전체 불교의 모습은 쇠락 일로에 있었고, 오직 나란다와 서부 발라비(Valabhi)지역, 남부의 칸치(Kanchli) 등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었는 바, 이제 그곳에서나마 불교는 그 영향력을 점차 잃어가 희미한 빛의 흐름으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당시에도 대승불교의 교학사상은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였으나, 그러한 사상들은 결국 A.D. 8세기 경에 이르러 미망사 (Mimamsa) 학파의 상카라챠리야(Sankaracharya)와 같은 대사상가들의 득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하락속에 빛을 잃어가고 있었고, 그 중 일부의 불교 사상은 힌두 쉬바교 제파(諸派)와 손을 잡은 채 불교철학의 사생아라 말할 수 있는 밀교사상으로 변질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불교의 쇠락에 최종적 철퇴를 가한 것은 무슬림의 침공이라 말할 수 있다. 1199년 무하마드(Muhammad)의 휘하 장군 바크티야르 칼지(Bakhtiyar Khalji)는 인도의 비하르와 벵갈 지방을 모두 점령하고 많은 불교 승원들을 파괴하였다. 특히 이곳 나란다에 극심한 파괴를 자행한 결과 이곳에 남은 승려들은 모두 타국으로 피신하게 되었으며, 그럼에도 피신하지 못한 승려들은 무슬림들의 손에 의해 모두가 불태워져 죽게 되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 이후 이곳 나란다는 페허 속에 파묻혀버리고 만다. A.D. 198세기 초에 이르러 부카논 하밀톤(Buchnon Hamilton)이라 불리우는 사람이 나란다와 바르가온(Bargaon) 마을을 방문하였던 바 그는 이곳에서 소수의 불교 유적들을 발견하였고, 이후 1860년 알렉산터 컨닝햄(Alexander Cunningham) 은 현장(玄獎)의 기록에 힘입어 이곳이 고대 나란다 승원터의 유적지임을 확증해 내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1915년에 접어들어 인도 고고학국은 이곳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을 행하기 시작하였고, 그리하여 이곳 나란다는 점차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현재 나란다에는 1951년 스리랑카 스님들에 의해 건립된 나브 나란다 인스트튜트라 불리우는 학교가 세워져 있어, 그 옛날 이곳 나란다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해보고자 하고 있으며, 또한 그 옛날 이곳에서 수업한 현장(玄獎)스님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현장 스님 기념관이 조성되어 있기도 하다.   3. 나란다 대학과 불교학의 발전 나란다 대학은 대승불교의 영광을 말한다. 나란다 대학의 역사는 대승불교 학문 발달사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대승불교 교학의 양대 산맥이라 말할 수 있는 중관학(中觀學)과 유식학(唯識學)은 모두 이곳에서 뿌리내렸고, 또한 이곳에 머물렀던 불교 교학 최고의 학자들 사이에서 그 이론이 정리ㆍ보완되었던 것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승불교의 학문 발달사와 그 발걸음을 같이해 왔던 이곳 나란다의 실질적 역사는 A.D. 150년 경 나가르쥬나(Nagarjuna)와 더불어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다. 불교학자 따라나타(Taranatha)의 기록에 의할 것 같으면 “7살의 어린 나이에 이곳 나란다를 찾아 그의 스승으로부터 학문적 체계를 전수받은 나가르쥬나는 이후 이곳의 고승(Pandita)이 되었다.”고 전하고 있는데 그 기록을 근거로 생각한다면 이곳 나란다야말로 당시 상좌부(上座部)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와 맞선 반야사상(般若思想)을 확산시켜왔던 대승불교 운동의 중심지가 된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따라나타(Taranatha)는 나가르쥬나의 제자 아라야데바(Aryadeva) 역시 이곳 나란다에 머물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날카로운 논리체계로 여러 학파들의 사상을 논의ㆍ공격했기에 다른 학파로부터 미움을 사 죽음을 당했다는 아리야데바는 『백론(百論』 및 『4백론(四百論)』등을 저술한 당대의 사상가로서, 그는 당시 인도사상사에 팽배해 있던 상키야(Samkhya) 철학 및 바이세시카(Vaisesika) 철학 의 맹점을 지적하고, 나가르쥬나의 중론(中論) 사상을 기초로 대승불교의 양대산맥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중관(中觀)사상을 체계화시텨 나갔던 것이다. 한편 중인도 아요디야(Ayodhya)에서 유식사상(唯識思想)의 개조라 할 수 있는 마이트레야(Maitreya-natha;A.D.150~270년경)로부터 그 가르침을 전수 받은 후 이곳 나란다에 12년간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아상가(Asang)는 그 스승의 가르침을 『유가사지론』이란 제명의 책으로 편찬해내고 『섭대승론(攝大乘論)』『대승아비달마집론』등을 저술하여 유식(唯識)사상을 체계화 시텼던 한편, 당시 이곳 나란다 대학의 승원장(학장)으로 재직하기도 하였다. 이후 그가 나이가 들자 승원장(학장)의 자리를 물려받은 그의 동생 바수반두(Vasubandhu)는 <설일체유부(設一切有部)>의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을 체계적으로 비판한 『구사론(俱舍論)』이란 명저를 저술하였던 한편, 『유식삼십론송(唯識三十論頌)』『섭대승론(攝大乘論론)』등의 유식(唯識) 관계 문헌들을 저술, 유식학(唯識學)의 체계를 완성시키기도 하였다. 이후 이곳 나란다의 명성을 당시 사상계에 선향시킨 사람은 디그나가(Dinnaga)라 말할 수 있다. 그는 바수반두의 제자로서 유식사상중 <아뢰야연기>의 이론을 상분(相分)ㆍ견분(見分ㆍ자증분(自證分) 등 3분(三分)으로 구분하여 유식사상의 심화에 공헌한 인물이며, 또한 『인명정리문론(因明正理門論)』을 저술하여 인명학(因明學)을 최초로 성립시킨 인물로서, 당시 득세하고 있던 브라흐만 학자와의 논쟁을 위해 이곳 나란다에 초청되는 것이다. 물론 그는 브라흐만 학자와의 사상 논쟁에서 승리하였고,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에게 논사(論師)라는 칭호를 붙여주기도 하였다. 한편 그의 제자 다르마끼르티(Dharmakirti)역시 당시 미망사(Mimamsa) 학파의 철학자 쿠마릴리(Kumarila)와의 사상 논쟁에서 승리하여, 불교 인명학이 미망사 학파를 포함한 당시 유행하고 있던 철학사상을 능가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해 주기도 하였다. 한편 A.D. 637년 현장(玄獎)이 이곳을 방문하기 바로 전에 승원장(학장)의 자리에서 은퇴한 다르마팔라(Dharmapala)는 디그나가의 뒤를 이어 유식학의 양대분파 중 하아인 <유상유식(有相唯識)>을 발전시켰던 인물로서 『성유식보생론(成唯識寶生論)』을 저술하였으며,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현장이 이곳을 찾았을때 나란다의 승원장(학장)이었던 실라바드라는 또다시 그의 사상을 현장에게 전수시켜 중국 법상종(法相宗)을 개종케 하기도 한다. 현장의 생애를 저술한 혜립(慧立)의 설명에 의할 것 같으면, 현장이 이곳 인도를 향해 중국을 떠나던 해 실라바드라는 중병에 걸려 죽을 지경에 이르렀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 그의 꿈에 미륵보살이 나타나 “3년 후 동방에서 한 구도승이 찾아올 것이니, 그에게 그대의 법을 전하기 전까지 살아 남도록 하라”고 했던 바 실라바드라는 곧 병이 나았고, A.D. 637년 현장이 이곳을 찾았을때 그가 곧 미륵보살께서 부촉하신 구도승임을 알고 그에게 10년 동안 유식학(唯識學)의 모든 사항을 전수해 주었다고 한다. 현장은 이곳 나란다에 머물면서 목사데바(Moksadeva)라는 법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의 기록에 의할 것 같으면 그가 이곳에 머물렀을때 이곳 나란다에서 “호법(護法, Dharmapala)이나 호월(護月, Candragupta)같은 사람은 불타의 유교(遺敎)에 휼륭한 업적을 올렸고, 덕혜(德慧,Gunamati)나 견혜(堅慧)같은 사람은 그 명성이 크게 찬양되었다. 광우(光友,Pratamitra)의 청순한 논의나 승우(勝友,Visesamitra)의 고아한 담론, 지월(智月,Jnanacandra)의 견식명민, 계현(戒賢,Silabhadra)의 고덕적정 등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덕은 여러 선배보다 높고 그 학(學)은 과거의 저술에 통달했으며, 경전의 논석(論釋)을 10수 부씩 저술하여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일대에 존중받던 사람들이었다”고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현장이 떠난 뒤 적어도 11명의 중국 및 우리나라 스님들이 이곳을 찾아 경전을 수학했던 것으로 보인다. A.D. 673년 이곳에 수학했던 의정(義淨)의 『대당서역구법고승전(大唐西域求法高僧傳)』에 의할 것 같으면 중국의 현조(玄照), 도림(道琳), 무행(無行) 스님 등이 이곳에서 중론(中論)이며 백론(百論), 유가십칠지(瑜伽十七地), 구사학(俱舍學), 유가론(瑜伽論) 등의 강의를 들었으며, 우리나라 신라의 아리야발마 스님도 이곳 “나란다에 머물며 불교 윤리의 율(律)과 이론의 학문인 논(論)을 익히고 , 여러 가지 불경을 간추려 베꼈다. 슬픈일이다. 돌아올 마음이 많았으나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동쪽 끝인 신라에서 나서 서쪽 끝인 나란다에서 70여 세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또한 신라의 혜업(慧業)스님 역시 이곳 “나란다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듣고 불서를 읽었다. 의정(義淨)자신이 이곳의 당나라 불서를 조사하다가 우연히도 양론(梁論;『섭대승론』과 『섭대승론석』을 말한다)의 말미에 ‘불치목(佛齒木)’나무 밑에서 신라승 혜업 이 베껴서 적었다‘라는 글이 적혀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60세에 이곳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하며, 그가 베꼇던 범어책은 모두 나란다사(寺)에 보관되어 있다”고도 전한다. 한편 여타의 기록에 의할 것 같으면 이후 상타라크쉬타(Santarakshita)와 파드마삼바바(Padmasambhave)등과 같은 티벳불교의 창시자들 역시 이곳에 머물러 있었으며, 탄트라 불교가 성행하던 A.D. 750년 당시에는 아바야카라굽타(Abhayakaragupta)가 이곳 승원장(학장)으로 재직하기도 한다. 또한 밀라레빠(Milarepa)에게 그의 법을 전한 나로빠(Naropa)는 A.D.1049~57년 사이에 이곳 나란다 승원(대학)의 승원장(학장)으로 재직했으며, 1199년 무슬림의 침공 이후에도 1240년 정도까지는 이곳 나란다에서 불교학 강의가 계속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A.D. 1235년 이곳을 방문한 티벳의 순례승 챠그 로트세와(Chag Lotsewa)는 “라훌 쉬리바드라(Rahul Shribhadra)라는 90살의 노승이 70명의 티벳 학승들을 가르쳤는데, 마지막 학생이 교육을 마칠때까지 살아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승불교 및 초기 탄트라불교의 학문적 전통을 이어왔던 이곳 나란다에는 수많은 학생(승려)들이 수학했던 것으로 전한다. 의정의 기록에는 3,500, 현장의 기록에 의할 것 같으면 수천 명 정도에 이르렀던 이곳 학생(승려)들은 “모두 재능이 높고 학식이 있어 덕행이 당대에 존중을 받고 명성이 외국에까지 뻗치고 있는 사람만도 수백 재능이 높고 학식이 있어 덕행이 당대에 존중을 받고 명성이 외국에까지 뻗치고 있는 사람만도 수백명...중략....승도에게는 엄한 규제가 있고, 사람들이 이를 굳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인도의 제국에서 모범으로 무러르고 있다. 만약 삼장의 유현한 취지를 말하지 못하는 자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한다. 한편 현장이 이곳에 수학했던 당시 이곳 나란다 대학에서는 인명논리학(Hetu-vidya)과 문법학(Sabda-vidya), 의학(Chikitsa-visya) 및 아타르바 베다(Athava-veda)를 포함한 베다 경전들이 강의되고 있었으며, 입학은 구두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학식이 고금에 통달애 있는 자만이 비로소 입문할 수 있어, 학문이 깊은 사람도 10명중 7~8명은 입학을 할 수 없었다(현장).”고 한다. 이에 “여기서 유학했다고 허위사실로 말하여 이곳 저곳을 다닌다 해도 어디서고 정중한 예우를 받았으며(현장),” 또한 이곳 승려들은 “201개소(所)의 마을과 농장에서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공양을 받음(의정)”으로써 탁발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4. 나란다 대학(승원)의 유적 이렇듯 지난날 대승불교의 영광을 노래했던 나란다 대학. 그러나 이제 그로부터 거의 1,000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이곳 나란다에는 옛사람은 볼수 없고 오직 그 옛날의 번영을 말해주는 황폐한 유적지들만이 남아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그렇듯 불교학의 발달사에 찬연히 이름을 빛낸 사람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아마도 그 모습 볼수 없는 안타까움에 1,300년 전 이미 이곳을 찾은 의정(義淨)스님 역시 다음과 같은 쓸쓸한 싯구를 남기기도 하였을 것이다. “많은 아름다움 옛 같이 남아있건만, 그 이전 훌륭한 많은 분들은 옛과 지금에 갈라져 있어 삶과 죽음, 그 가름을 알게 하는가.“   그럼에도 또한 그로부터 수백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현재 남아있는 유적지 속에서나마 옛선인들의 삶의 흔적을 발견해 보고자 하는 바 이곳 나란다 일대의 간략한 지도를 제시하는 가운데 그 각각의 유적들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행해보기로 한다. 그러나 이곳 유적에 대한 설명을 행함에 있어, 먼저 우리는 이곳 유적을 ‘승원 유적지’와 ‘사원유적지’로 구분함이 좋을 것인데, 이것은 그 각각의 유적들에 대한 좀더 효율적인 설명을 위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승원유적지 현재 이곳 나란다 대학 유적지 안에는 11개의 승원 유적지가 남아 있고 그 각각의 발굴 순서에 따른 분류번호가 주어져 있어, 우선 승원 1A, 승원 1B, 승원 5를 제외한 나머지 8개의 승원 유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해보기로 한다. A.D. 673년 의정(義淨)이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 이곳에는 8개의 승원이 세워져 있었다 하는 바 그는 이곳 승원 구조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남기고 있기도 하여, 그 기록들을 참고하여 이에 대한 효율적인 설명을 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선 그의 기록에 의할 것 같으면, “8개의 승원 구조는 서로 닮아 하나만 보아도 나머지 일곱 개가 같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에 그 기록에 의한 승원 구조를 간략해 보면, “이들은 모두 벽돌로 만들어져 높이는 3층으로 지어져 있었으며, 그 안에는 각각의 승방(僧房)이 마련되어 그 넓이는 대략 사방 3m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건물의 각각 네모퉁이 방에는 유명한 큰 스님들이 머물러 계셨으며, 승원 안에는 대략 사방 30보정도(작은 것은 10보 정도;승원 4등이 이에 해당)의 공지가 조성되어서 서쪽으로 (출입)문이 나 있었다”고 한다. 한편 “승원 동쪽에는 하나 혹은 세 개의 방을 잡아 석가여래의 존상을 모셔놓기도 또는 그 면보다 다소 앞으로 내서 따로이 대관(臺觀)을 마련하여 불전으로 삼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의정의 기록을 간략하면, 승원 한 구석에는 복도와 (위아래층을 오갈 수 있는) 층계를 만들었고, “건치를 울려 식사시간이 되면 문을 큼직한 자물쇠로 걸어 잠궜다.”는 내용 역시 남아 있어, 이곳 8개의 승원 중에는 식당으로 사용되었던 하나의 건물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승원6의 유적에는 취사장의 흔적을 볼수 있다. 또한 여기 기록되어 있지는 않아도 이곳 승원 안에는 도서관 및 그 각각의 승원터, 공지 안에는 강의실이 마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장(玄奘)의 생애를 저술한 혜립(慧立)에 의할 것 같으면 “그 건물들의 용마루나 대들보는 일곱가지 색깔의 동물 무늬로 장식되어 있어 두공(枓椌)은 오채(五彩), 기둥은 붉게 단청되어 갖가지 조각을 새겼으며, 초석은 옥으로 되어 여러모양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고...중략....가람은 많아도 이 나란다 절처럼 장려ㆍ숭고한 곳은 다시 없었다.”고 한다. 유적지의 남단에 위치한 승원 1A, 승원 1B는 각각 북쪽으로 출입문이 나 있고, 원래의 승원터 위에 증축되어진 것으로서 승원 1B의 북서쪽에서는 8각형의 우물이 발견되었고, 그 각각 남쪽 중앙부에는 불전이 조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승원 4에 딸린 부속건물인 양 그 바깥쪽에 남아있는 승원 5에서는 굽타 왕조대의 동전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2)사원 유적지 (1)사원3 “문의 남쪽 두덕길로 대략 20보 가량 되는 곳에 솔도파(스투파를 말함)가 있다. 높이가 약 30m(100척;현자은 200여척이라 기록)가량 된다. 이곳은 옛날에 석가여래께서 석달 동안 수양하며 계시던 곳이다. 인도 이름으로는 모라건타구지라 하며, 당나라에서는 이를 근본향전(根本香殿)이라 부른다”고 의정(義淨)이 기록하고 있는 이곳 사원은 현재 나란다 대학 유적 중에서 가장 큰 규모와 장중함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서, 현재 이곳 사원 둘레에는 수많은 스투파 유적들이 널려 있다. 이곳의 발굴조사 결과, 이곳 사원은 같은 장소에서 무려 일곱차례나 증축을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서, 현재에도 그 일곱의 유적층들이 발견되는데 그 옆에 늘어서 있는 작은 스투파들에서는 A.D. 6세기경 굽타 왕조대의 주조(浮彫)들 및 돌에 새겨진 몇몇 경전 문구들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한편 의정 및 현장의 기록을 참조해본다면 이 곳“사원 서쪽에는 불치림(佛齒林)이 형성되어 있어” 그 옛날 이곳을 찾은 신라의 “혜업(慧業)스님이 그 불치목 아래에서 『섭대승론』과『섭대승론석』을 베껴서 적었다”고 하여, 아마도 이곳은 당시 스님들이 휴식을 휘하며 책을 읽고 시간을 보냈던 장소가 아니었는가 한다. 또한 의정의 기록에 의하면 그곳의 “서쪽 두덕길에는(수계의식을 위한) 계단(戒壇)이 있어” 그곳에는 60 m가량의 단(壇)이 설치되어 있는데 사방 3m정도의 벽돌공간이 만들어져 있고, 그 중앙에 작은 스투파가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곳 동쪽 전각에 석가여래께서 경행하시던 터가 있었음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2)사원12 “문의 북쪽 두덕길로 50보 가량 되는 곳에 대솔도파(스투파)가 있는데, 앞의 그것(사원3)보다 더 높다.(높이 30m이상)이것은 유일왕(幼日王,발라디탸왕;A.D500년경 치세)이 만든것이다. 모두 벽돌로 만들어졌으며......중략.......그 가운데에는 석가여래께서 설법하시는 상이 안치되어 있다”고 의정이 기록하고 있는 바 이곳 사원은 현재 사방 52m,50m 의 정방형 기단부가 남아 있어 조사 결과 2번 증축된 흔적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한편 이곳 사원의 남북에는 각각 작은 규모의 사원 유적이 남아 있는데, 현장의 설명에 의하면 남쪽 작은 규모의 “사원 안에 관자재보살 살이 있다. 맑은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공양을 성대히 하는 경우에 그 상을 참배하는 장소가 바뀌면 상이 서 있는 곳도 일정하지 않아서 혹은 문쪽에 혹은 차양쪽에 서 있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그 서남쪽 연못쪽에는 높이 3m 정도의 스투파가 세워져 있어 의정 및 현장의 기록에는 그 곳은 옛날 한 브라흐만이 새 한 마리를 손에 쥔 채 부처님께 ‘주먹 안에 있는 새가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를 물었다는 장소로서, 당나라에서는 그것을 작리부도라 불렀다고 한다. 또한 현장의 기록에 “이곳 동쪽(관자재보살상 남쪽)에는 여래가 3개월 동안 깎은 머리칼과 손톱이 담겨 있어 병든 자가 돌면서 결배하면 낫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고 있으며 현재 이곳 사원 12의 동남쪽 주변에는 수많은(의정의 기록에 의하면 100을 넘는)부도들이 남아 있어 “금과 보배로 빛나게 장식한 그 아름다움은 실로 이 세상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것이다.”고 한다.   (3) 사원 13 및 사원 14, 그리고 사원 2 이곳 세 사원에 대해 의정 및 현장이 아무 기록도 남기도 있지 않음을 보아 아마도 이 세 사원은 훨씬 후대(A.D. 700년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 발견되고 있는 이들 사원의 각각 특징적인 사항을 열거해 본다면, 사원 13유적의 북쪽에서는 쇠를 제련하는 화덕이 발견되었으며, 사원 14 유적에서는 불상의 좌대에 만들어진 감실 안에서 사슴과 사자 등이 그려진 벽화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한편 승워 7 및 승원 8 유적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사원 2에서 우리는 A.D. 6~7세기 경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조각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약 250개 정도의 부조가 사원의 기단부 측며에 새겨져 있는 것으로, 우리는 그 안에서 붓다 전기를 묘사한 『쟈타카(Jataka)』의 장면들이거나 경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 및 천신들, 그리고 쉬바와 파르바티 등 힌두신들의 모습 또한 발견 할 수 있기도 하다. 사실 이곳 사원은 A.D. 7세기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나 이곳 기단부는 이 사우너이 조성될 당시 또다른 건축물의 유적에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며, 최초 건립 이후에도 이곳 사원은 또다시 두 세차례의 증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위에 언급한 것 외에도 이곳 나란다 대학 유적지 주변에는 또다른 많은 유적드이 널려 있기도 하다. 우선 사원14의 동북쪽, 현재 철망이 쳐져 있는 나란다 대학 유적지 바로 앞에는 거대한 석조 불상이 남아 있고, 대학 유적지의 북쪽 바르가온(Bargaon) 마을에서 관음보살상을 포함한 다수의 천신들의 상이 발견되기도 하였던 한편, 그 북쪽 베감뿌르(Begampur)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나란다 대학터의 북쪽 경계에 해당하는 고대 건축의 유적이 발견되기도 하여, 그 옛날 이곳 나란다의 광활함을 말해주고 있다. 한편 현장(玄奘)의 기록을 참고해보면, 이 곳 나란다 유적지의 서남쪽 8~9리쯤 콜리카라 불리우는 마을에는 목갈랴야나의 탄생지이자 열반지에 그의 사리를 모신 스투파 및 아쇼카 왕이 세운 스투파가 세워져 있었다고도 하며, 또한 대학 유적지의 동남쪽 약 10km쯤에 위치한 칼라피나카 마을에는 사리푸트라의 탄생지이자 열반지인 그곳에 그의 사리를 모신 스투파 및 아쇼카 왕이 세운 스투파가 남아 있다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5. 나란다 박물관 나란다 박물관에는 이곳 나란다 대학 출토 유적 및 라즈기르에서 출토된 유적들이 함께 소장되어 있어, 이곳에 전시되고 있는 유적은 수적으로도 상당한 양에 이르고 있다. 현재 이곳에 소장되어 있는 유적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곳에 소장된 불상들은 그 대부분이 팔라 왕조대에 조성된 것으로 그 형식적 구분에 따른다면 마투라 양식에 해당될 것으로서 이곳 불상들 외관에는 마투라 불상의 전형적 모습들이 많이 표현되기도 한다. 한편 팔라 왕조대에 이르러 이곳 나란다에는 탄트라불교가 성행하였다. 그러한 까닭에 이곳 출토 불상들은 붓다를 포함한 많은 보살들, 그리고 탄트라 특유의 신들과 여신 및 힌두교에서 성행하던 힌두신들의 형상들까지가 이곳<불교만신전.에 포함된 채 그 구성을 이루고 있다. 한편 이곳 박물관에는 이곳 유적지에서 출토된 굽타 왕조대에서 팔라 왕조대에 이르기까지의 동판에 새겨진 명문들과 함께, 그 당시의 동전들 또한 전시되어 있으며 그 밖에 승원의 일상생활에 사용되었던 물건 및 다수의 학교 관인(官印)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이곳 박물관에는 라즈기르 출토 유적들 또한 전시되고 있음을 유념하여 그 사항들 역시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부기해 둔다. 곧 영축산 여래향실에서 출토된 붓다 설법상 및 미륵 보살상 등을 빼놓지 않고 관람 할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