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판

투르판은 신강 위글 자치구 내에서 가장 활발한 실크로드 상의 교욕 중심 루트이며, 장안을 떠난 구법수도자들도 많이 들리고 많은 관계를 맺은 오아시스도시이다.
그만큼 그 시애에는 이곳이 서역 행로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투르판은 지리적으로 사해(死海)에 이어 세계적으로 두 번째이고, 중국에서는 제일 바다(수면)보다도 낮은 곳이며, 주위에는 1,000m이상의 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로서 북쪽에는 천산 산맥이 지맥을 이루고 있고 동북쪽에는 보고다 산맥, 그리고 남서쪽에는 크루크다그 산맥이 멀리 가로놓여 있다.

따라서 투르판에 들어서려면 어느쪽에서 가더라도 산맥과 사막을 통과해야 한다.
이 사막은 다클라마칸 사막과 사막을 통과해야 한다.
이 사막은 다클라마칸 사막의 동북편에 해당한다. 분지의 면적은 10,300km2인데 해면 수위보다 154m 나 낮은 곳이 있다.

투르판 분지는 예로부터 실크로드의 중국관문 어구에 해당되기 때문에 서역 제국이나 중국이 한결같이 눈독을 드린 곳이며, 이곳을 차지하는 국가가 다클라마칸 사막을 차지하고 다클라마칸 사막을 차지하는 나라가 곧 서역의 실크로드 각국을 지배하게 되었기에 역사저으로 열강과 다소국의 각축장이 되었다.

투르판에는 한나라때 차사국(車師國)이 있었으며, 전한 시대에는 차사국의 ‘고창벽’이란 곳에 둔전병(屯田兵)을 두고 무기, 교위를 두어서 지키기도 했던 곳이다.

그 뒤 6개의 서역 소정권이 차례 차례 고창국을 세웠다. 당대에는 서주(西州)라 칭했고 원(元), 명(明)시대에는 화주(火州)라 했다.

화주라 한 것은 이곳이 다클라마칸 사막, 타림 분지의 유명한 더위 중에서도 가장 더위가 혹독해서 여름엔 평균 40도 이상 올라가고 그곳 모래의 지표 온도는 거의 섭씨 70~80도 가까이 상승하여 도저히 낮에는 길에 나설 수가 없다.

1년에 우량은 16mm이하이며 사막의 수분 증발량은 3,000 mm나 되는 건조한 땅이다.
따라서 천산 산맥의 지맥에서 흘러들어간 빙수가 이곳 저지대에 흘러나와 하나의 큰 오아시스국(도시)이 된 것이다.

교통은 옛날 실크로드 교역상이나 구법스님들은 장안에서 하서회랑을 지나 가욕관이나 유원(柳園) 하미 등지에서 이곳으로 왔었는데, 오늘날은 장안을 떠난 기차가 이곳을 지나 우루무치로 가기 때문에 항공을 이용하는 사람은 우루무치에서 역(逆)으로 이곳에 오기도 한다.

이 사막속에는 오아시스도 별로 없고 간간 헐어진 봉화대만이 나타난다.

투르판 분지, 사막에는 천산 산맥 지맥으로서 길게 가로놓여 뻗어 있는 산이 있는데,
이것이 길이 100km, 폭 9km, 높이 851m의 화염산(火焰山)이다.
이 화염산은 역사상 <서유기>등에도 나오며 삼장법사가 이곳에서 재난을 만나기도 하였다.
화염산 기슭 여기저기에는 베제크립 석굴 천불동과 토욕 천불동 등 유적이 있고 아스타나 고분군, 고창성지, 교하성지 등이 산재해 있다.

또한 투르판 분지에는 사막의 모래바람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곳이어서 일면 ‘풍고(風庫)’라는 명칭도 갖고 있다. 8급 이상의 대열풍이나 한풍이 연중 30일~40일 불기 때문에 모래만이 아니라 자갈도 하늘을 날아, 때로 길가는 차나 말도 쓰러뜨리고 한두 번은 달리는 열차를 넘어뜨린 일도 있을 정도이다.

투르판에는 천산 산맥 기슭에 도량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들이는 샘물 도량이 3km에서 30km까지 뻗어있다. 이것을 ‘카레스’라고 하는데, 투르판의 카레스는 1,158줄기, 총연장 3,000km 이상이나 되어서 북경 항주간의 대운하보다 1,000km나 길다.

화염산

서유기를 보면 화염산(火焰山)에서 삼장법사가 불길이 타오르는 산이 가는 길을 방해하여 이 요괴를 물리치기 위해서 손행자(孫行者...孫悟空)를 시켜서 관음의 도움으로 철선공주(鐵扇公主)의 파초선(芭焦扇)을 빌려오게 하여 불을 끄고 (즉 요괴를 정복하고)서역으로 가는 장면이 나타난다.

서유기에 나오는 악마나 요괴, 재난과 싸우는 횟수는 ‘9곱하기 9 즉 81난’으로 만들고 이야기는 제1화에서 제100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 화염산 재난은 제 59회에서 61회까지 재난으로 되어있다.

서유기에 「화염산의 火頭)는 날기를 천장(天丈:천길)이나 높고 날고 그곳을 빠져 나가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고 쓰여있다.

이곳 화염산은 경화산(經火山)이라고도 한다. 경화산이란 화산을 경유한다는 뜻이다.
중국쪽에서 서역행로를 통행하여 서방나라로 가려면 천산 산맥 남쪽 투르판 분지를 통과하여야 하는데, 화염산은 바로 그 투르판 분지 북단에 길이 100km에 걸쳐 있기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곳 위글 사람들은 이산을 「쿠즈로다」라고 한다. 「붉은 산」이란 뜻이며 최고봉은 851m 로 아주 높지는 않지만 문자 그대로 늘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연중 강유량이 16mm밖에 안되어서 산 전체가 이랑이랑 마치 불기둥이 이는 것처럼 건조하게 노출되어 있다.

비가 안오기 때문에 붉은 흙 속에 나무가 자랄수가 없어서 벌거벗은 불의 산이 되어 버렸다. 한낮의 기온은 40도를 넘고 그 일대 땅의 표면은 섭씨 70도를 넘어서, 산의 고랑이나 주름살이 태양의 열기 때문에 이글이글 불꽃처럼 흔들여 보인다.

따라서 ‘화염산’이란 이름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상상력이나 환상력을 극대화한 서유기의 작가 오승은(吳承恩)은 삼장법사가 당면했던 이 화염산과 서역행의 재난 및 고행 역정 속에 이 산을 그냥 둘 리가 없다.
그는 세 장(章)에 걸쳐 이것을 다루었다

삼장법사도 실제 그의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서 「인마유한(人馬流汗)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으로 표현했다. 투르판은 한나라 시대부터 ‘화주(火州)’라고 했으며, 그곳의 염서(炎署)는 중원에서 일찍이 그 이름을 날렸었다.

특히 중국에서도 송대나 명의 시대에는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문학세계를 그린 작가들이 많은 시대이다. 서유기는 삼장법사라는 실제인물을 모델로 했으면서도 그 구법수행의 과정은 그 고행, 고난의 하나 하나를 상징화하고 표상화했으며 또한 풍자화시켜 흥미를 갖도록 엮었다.

따라서 이 ‘화염산에서의 재난싸움’은 손오공(孫悟空), 저팔계(豬八戒), 사오정(沙悟淨) 등 요괴제자들이 삼장구법승을 재난에서 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인간을 불로 해치는 우마왕을 퇴치하여 그의 첩이 가지고 있는 파초선을 획득하여 화염산의 불을 끄고 길을 열어나가는 사건이 바로 화염산과 관계있다.

베제크릭 석굴

교화성 성지에서 좀 떨어진 곳 화염산 한 모퉁이에 베제크릭 천불동(天佛洞)이 있다.
이 천불동은 6세기 말 수나라 때부터 14세기 사이에 산을 뚫거나 땅을 파서 만든 동굴들로서 이것을 소상하고 조각한 사람들은 막고굴같이 불타를 숭배하는 신도들이었다.

그러나 그 뒤 이 지역은 종족이나 지배 세력의 이동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가지는 종교도 서역의 몇 가지 신앙들이 교역상이나 포교자들에 의해 엇갈려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제대로 유지가 안되고 오랜 풍상을 겪었다. 돈황 막고굴과는 비교도 안되는 굴의 모습을 갖고 있다.

우선 이 지역에 이교도의 수난을 겪은 것은 이슬람교도들의 박해를 입은 것이 첫 번째이다. 14세기 이곳에 살고 있었던 위글인들은 큰 바람으로 이슬람교를 믿게 되어, 그동안 수백년을 두고 조소한 불상들을 파괴하고 무시했다. 현재 이곳 위글인은 7~80%가 이슬람교도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외국의 탐험대에 의해서 벽화등이 파괴, 훼손 되었으며 손상을 입었다.

이슬람교도는 우선 우상을 믿지 않았기에 수많은 불상과 불화를 모두 파괴하고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탐험대는 벽면을 끌이나 칼로 도려내 가져갔으며 큰 불화는 들고 갈수 있도록 날카로운 쇠붙이로 난도질을 했다.
제 9, 37, 39굴들은 모두 수난을 당해서 참혹했다.

   
 제16굴

그러나 37굴의 서원도(誓願圖)는 5m 높이에 꽉 찬 불화인데 진홍색의 의상, 녹색의 영락(목걸이 장신구)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석가의 설법도 (釋迦 說法圖)도 특이하며, 제 49굴의 벽화 「각국사절단(各國使節團)」은 이 지방이 동서문화 교류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인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석가의 열반도’나 설화를 주제로 그린 것 등이 있는데, 대체로 큰 눈이 그려진 몽골인, 높은 코의 이란인, 머리에 터어번(Turban) 을 두른 미얀마사람, 외관을 갖춘 한족 등이 그림속에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민족들의 작품으로도 간주된다.

   
 투르판 27굴 전경  / 31굴 측면
 
투르판 31굴 / 39굴 전경

베제크릭 천불동에서 멀지 않은 산기슭에 토욕굴(土峪窟) 천불동이 또한 자리 잡고 있다.

화염산 동북쪽 산기슭 깍아지른 듯한 낭떠러지에 매나 새집처럼 굴들이 뚫려 있다. 이곳은 너무나 산이 가파르고 문물관리소에서도 손을 못대어 황페한 채로 전해 오는데, 대개 석굴은 5세기경부터 13~15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다. 불상이나 불화, 굴의 구조는 대체로 베제크릭 천불동의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굴 속의 벽화 소재도 불타의 전생도, 열반도, 탄생도, 설법도를 비롯해서 비천도,음악도..... 같은 그림들이 꽉 차 있다.
이곳의 굴들은 사다리가 없으면 올라갈 수가 없으며, 굴 전면에는 문조차 없어서 풍우에 씻기고 퇴락되어 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한편 투르판 시가지에서 40km 쯤 나와 고창성지에서 다시 10km쯤 북쪽으로 가면 화염산 전면 들판에 고창국 귀족의 묘소가 있다.
이를 ‘아스타나 고분’이라고 한다. ‘아스타나’란 말은 위글말로 ‘휴식의 장소’란 뜻으로 옛날에는 으리으리한 궁전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귀족, 왕족들이 이제는 땅 속에서 영원히 쉬고 잠드는 곳이다. 고분 수는 약 400여개나 된다.

이 묘속에서는 한,당 시대의 문헌(논어귀절)이나 직물, 농작물, 약품 등이 발굴되었으며, 논어 등에 보이는 고대 중국의 고사나 풍속도, 화조 등 벽화도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 속에 있는 시체들은 모두 썩지를 않고 사막의 기후에 건조되어 1,000여년 전 전 시체가 그대로 미이라로 보존되어 이곳 박물관에 안치되어 있다.

한편 투르판에는 사막 속의 오아시스 도시 답지 않게 ‘카레스(坎爾井)’를 이용 농사를 일부 지으며, 특히 그 중에도 과수 재비를 한다. 투르판에서 동북 11km 쯤의 화염산 협곡에는 길이 8km에 이르는 포도 과수원이 있는데, 이 포도 재배는 장건이 서역에 씨를 퍼뜨렸다고도 하니 천년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이 곳의 포도 재배는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여 여기 저기 광활한 면적에 포도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투르판 시가지에도 포도 과수원이 있어서 도로의 양쪽에 심고 그 넝쿨을 도로 지붕으로 올려 주렁주렁 길 밑으로 매달리도록 만들었다.

포도의 종류도 여러 가지여서 큰 알의 포도도 있지만 대개 이곳에서 장려하고 생산하는 포도는 작은 알의 포도이다. 이것은 씨도 없고 말의 젖꼭지처럼 길죽하게 둥글어 ‘말 젖꼭지 포도’라고 이 곳 사람들은 부른다.

도로는 한 여름이 되면 너무 더워서 다닐 수 없는데, 이 포도 넝쿨이 햇빛을 가려 좋고, 여기 저기 습기가 유지되거나, 카레스 수도가 미치는 곳의 공지를 이용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이곳의 포도는 당분이 60%로서 과일 중 으뜸이며, 여기 저기 포도 과수원에는 건포도를 만드는 벽돌 건조장이 눈에 뜨인다. 또한 이곳의 수박은 ‘하미 수박’이라고도 불리는데, 햇볕에 좋기 때문에 일단 열기만 하면 단물이 듬뿍배어 맛이 좋다.

시가지 한 모퉁이에는 대대적인 관광인 상대, 포도 농장이 있어서 돈을 내고 입장하면 그 속에서 먹는 것은 얼마든지 무료로 먹을수 있도록 되어 있다. 포도는 실크로드 지대의 큰 명물이며, 특히 투르판의 포도가 유명하다.